'건강 근위대' 대장세균 100조의 힘
대장에 인체 세포수보다 많은 100조마리 상존
적절한 수준의 소화와 흡수, 대사, 방어 및 면역을 조절하는 역할과 같은 장의 기능은 최적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 중 하나인 대장에는 인체의 전체 세포수인 10조개보다 무려 열배나 많은 100조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그 세균들은 우리 인체에 긍정적인 역할이 많아 그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세균이 줄어들면 우리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데 전문의들은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나 불규칙한 식사 등이 대장내의 세균을 줄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세균이 비만에도 관여해
인체는 보통 세균을 해로운 존재로 인식해 몸에 세균이 들어온 것이 감지되면 면역 시스템은 자동으로 보는 족족 죽인다. 그렇지만 대장 안에는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보다 많은 약 100조개의 세균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몸에서 세균을 죽이는 향균 단백질이 다른 신체기관에 비해 대장에는 훨씬 적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이렇게 많은 세균이 존재하는 곳은 대장 뿐이다.
경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환 교수는 “위에도 세균이 존재하지만 위액 때문에 소량밖에 살 수 없다” 며 “대장 내의 세균은 신체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건강에 필수적인 것”이라는 의견이다.
즉 대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은 우리가 섭취하는 섬유질을 분해하고 변의 양을 많게 하며 장벽에 붙어 장의 활동을 돕는다는 것.
2006년 미국 워싱턴 대학의 고든(gordon)박사 연구팀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라는 세균이 비만인 사람의 대장에서는 3%만 발견된 반면 정상체중인 사람은 30%정도 발견돼 특정 세균이 인체의 비만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냈다.
이에 더해 세균들은 대장내에서 소화기능, 흡수기능, 대사기능등 기본적인 대장의 기능 뿐 아니라 대장혈류를 개선하고,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촉진하며, 혈당 수치를 안정화시키는 등 우리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줄이며 면역기능을 높이고 인체의 활동 에너지 필요량의 5~30%까지 제공하는 것등 현재까지 연구된 것만 해도 대장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 세균 줄어들면 병 생겨
전문의들은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대장 내의 세균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며 본래의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원선영 전문의는 “대장내의 세균은 정상적인 존재로 건강한 신체에서는 혈액 속으로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신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등 이상이 생기면 오히려 정상적인 세균이 해를 입히키도 한다”고 전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위막성대장염이나 거대결장, 궤양성 대장염, 게실염, 세균성적리, 변비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육안으로 종양이나 궤양성 위장관 질병이 발견되기 전에 이미 대장의 세균들은 기능적, 미세구조적 변화가 생긴다. 아직 여기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 종양등의 질환을 미리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의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이러한 세균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항생제는 유해한 균뿐만 아니라 우리 건강에 필요한 균들도 죽인다는 것.
또한 규칙적인 식습관과 충분한 휴식만이 우리에게 유익한 세균을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구성헌 기자 (carlove3@mdtoday.co.kr) 기사등록수정일: 2008-03-15 09: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