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과학자들 "인간복제 멈춰라"
미국의 한 불임전문가가 복제배아를 인간의 자궁에 주입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인간복제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22일 밝힌 후 과학자들이 이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파나이요티스 자보스 박사의 인간복제 시도를 비윤리적 행위로 보고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 켄터키와 키프로스에서 불임 클리닉을 운용하는 자보스 박사는 영국 인디펜던트지와의 22일 인터뷰에서 인간 복제배아 14개를 만들어 그 중 11개를 4명의 여성의 자궁에 주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신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총력을 기울인다면 1~2년 내 복제 아기가 탄생할 것"이라고 박사는 말했다.
이 실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현지시간 22일 저녁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영국 유력 언론들은 일제히 자보스 박사를 향한 과학자들의 비판을 보도했다. 영국 캠브리지대 아짐 스라니 교수는 "자보스는 금기시 되는 영역을 넘었다"며 "이 모든 일들은 완벽한 무책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런던 해머스미스 불임연구소 로드 윈스턴 소장은 "신뢰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그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자보스 박사의 실험이 '괴물'을 낳을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영국 워익대 저스틴 존 교수는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탄생한 태아는 인간과 소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동시에 갖게 된다"며 "이는 우리가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자보스 박사는 3구의 시체에서 세포를 채취해 소의 난자와 융합시켜 복제배아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입력: 2009-04-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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