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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초기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세운 과학자들이 1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뉴 노멀’은 코로나19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에 포함시켜 전체를 관리하고 임계점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JAMA)’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및 전염병 대비 국가 전략 수립을 도운 루치아나 보리오 미국외교협회 글로벌보건 선임연구원, 에제키엘 에마뉘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글로벌 이니셔티브 부총장,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국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 및 정책센터장 등 세 사람이 보는 새로운 국가 전략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했다.
우선 이들은 미국이 코로나19 위기에서 이제는 조금씩 통제 상황으로 넘어간 만큼 국가 전략을 새롭게 바꾸고 코로나19로 바뀌는 삶의 ‘뉴 노멀’을 위한 목표와 전략을 구체화하고 대중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 노멀은 위기 이후 경제와 사회 부분에서의 새로운 표준을 뜻하는 용어다.
코로나19의 뉴 노멀 목표로는 ‘제로 코로나’와 같은 근절 전략이 포함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평생 면역을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대부분이 무증상이고 잠복기가 짧은 만큼 확진자 주변을 면역자로 둘러싸는 ‘포위 면역’ 같은 전략은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뉴 노멀의 시작으로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파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도 막기 때문이다. 대신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의 ‘총 위험’이라는 새로운 수치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총 위험에 초점을 맞추고 호흡기 질환의 위험 수준이 ‘정상’이 되는 수치를 분석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입원과 사망의 임계값을 정하고 이에 따라 관리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경우 미국에서 가장 심각했던 2017~2018년 기준 4100만 명이 감염됐고 71만 명이 입원했으며 5만 2000명이 사망했다. 이를 토대로 하면 인플루엔자의 위험 임계값은 주 3만 5000명의 입원과 3000명의 사망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서 네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자국의 디지털 실시간 통합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 다른 국가의 데이터만 참고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긴급상황에 대응할 만한 영구적 공중보건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격진료 면제를 제도화하고 주 경계를 넘어서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와 공중보건기관 신뢰를 재건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전 전염병 위협 이후 미국은 필요한 개혁을 빨리 잊었고 결국 실패했다”며 “풍토성 코로나19와 함께 뉴 노멀에 대한 전략적 계획이 있어야 미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사망을 경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022.01.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