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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암’ 췌장암, 새로운 조기진단 영상법 개발

산포로 2021. 8. 23. 13:55

‘침묵의 암’ 췌장암, 새로운 조기진단 영상법 개발

 

초기 증상이 없고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조기진단이 쉽지 않아 5년 생존율이 지난 20년간 10% 수준으로 제자리인 ‘침묵의 암’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법이 개발됐다.

경북대 유정수 교수(의학과)팀은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정영 박사, 서울아산병원 김송철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췌장암을 높은 민감도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리포좀 기반의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

기존 나노입자 기반의 조영제들은 종양보다는 간과 비장 같은 주변 장기에 훨씬 더 높은 신호를 보여주는 근원적인 문제점이 있어 종양만을 선별적으로 영상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장기별로 활성 차이가 큰 에스터가수분해효소(Esterase)을 활용한 새로운 영상전략을 고안하고 종양 이외의 장기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배출될 수 있는 영상조영제인 리포좀 기반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

효소의 활성이 높은 간과 비장에서는 리포좀에 탑재된 특정 구조의 방사성추적자가 효소에 의해 빠르게 가수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되어 간과 비장에서는 낮은 신호를 보여주었다.

반면에 종양에서는 효소의 활성이 낮아 방사성추적자가 오랜 시간 동안 높은 신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영상전략을 활용해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서 주변 장기의 백그라운드 없이 약 2mm의 작은 췌장암까지 선명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간과 비장의 백그라운드 노이즈는 최소화하면서 쥐 체중의 0.03%에 불과한 췌장암에서만 특이적으로 높은 신호가 관찰되어 기존 나노입자 기반 조영제의 근원적인 백그라운드 단점을 해결하고 췌장암 조기진단의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췌장암에 과발현되는 엽산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엽산을 리포좀 표면에 도입해 췌장암에 대한 선택성을 높였다.

개발된 리포좀 기반 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종양 별 타겟팅 물질을 다양화한다면 종양 맞춤별 조영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시에스 나노(ACS Nano)' 온라인에 8월 18일 발표됐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경북대 이웅희 박사, 경북대 유정수 교수>

논문명
Imaging Strategy that Achieves Ultrahigh Contrast by Utilizing Differential Esterase Activity in Organs: Application in Early Detection of Pancreatic Cancer
저널명
ACS Nano
키워드
영상조영제(Imaging agent), 영상전략(Imaging strategy), 종양진단(Tumor diagnosis), 췌장암(Pancreatic cancer), 나노입자 딜레마(Nanoparticle dilemma)
DOI
https://doi.org/10.1021/acsnano.1c05165(https://doi.org/10.1021/acsnano.1c05165)
저  자
이웅희 박사(제1저자/경북대학교), 안광일 박사(공동저자/한국원자력의학원), 박현 연구원(공동저자/한국원자력의학원), 스왈바누 살카 박사(공동저자/경북대학교), 하영수 박사(공동저자/경북대학교), 흉풍투 박사(공동저자/경북대학교), 압히나브 비세 박사과정(공동저자/경북대학교), 니쿤즈 밧트 박사(공동저자/경북대학교), 안희수 박사과정(공동저자/경북대학교), 달판 판댜 박사(공동저자/경북대학교), 김정영 박사(공동저자/한국원자력의학원), 김석호 교수(공동저자/동아대학교), 전은성 교수(공동저자/아산병원), 김송철 교수(공동저자/아산병원), 유정수 교수(교신저자/경북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췌장암(pancreatic cancer)은 5년 생존율이 90년대 9.4%에서 2014년 10.1%로 큰 변화가 없고 전체 암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주며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악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췌장이 십이지장, 비장 등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어 초음파 등을 이용한 조기진단이 힘들어  처음 진단 시 이미 주변 장기로 전이가 발생한 경우가 많아 환자의 2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한 “스텔스 암”이다.
 ○ 췌장암 조기진단을 위한 영상조영제(imaging agent)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영상전략(imaging strategy)들이 항체를 이용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과 이를 이용한 진단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하지만 항체 기반의 조영제는 개발이 어렵고 고비용이 소요되며 면역반응 유발 등 안전성 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선명한 종양 진단(tumor diagnosis)을 위해서는 최소 2일 이상의 종양 축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 항체를 대신하여 나노입자 기반의 조영제를 활용할 수 있으나 기존 나노 조영제는 종양보다는 간과 비장과 같은 단핵식세포계(mononuclear phagocyte system)에 훨씬 더 높은 신호를 보여주는 나노입자 딜레마(nanoparticle dilemma)를 극복할 수 없기에 주변 장기에 둘러싸인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2. 연구내용
 ○ 본 연구에서는 장기별 에스터가수분해효소(esterase)의 활성이 다른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영상전략을 고안하였고 효소에 특이적으로 분해되는 구조를 지닌 방사성추적자를 합성하였다.
     ※방사성추적자 :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 내부에 원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로 표지된 물질을 사용하여 이동 경로를 추적하게 되는데 이런 방사능을 띠는 물질을 방사성추적자라고 한다.
 ○ 방사성추적자가 탑재된 리포좀 기반 췌장암 영상조영제를 개발해 장기별 효소의 활성에 따른 신호 차이를 확인하였을 때 효소의 활성이 높은 간과 비장에서는 리포좀에 탑재된 방사성추적자가 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간과 비장에서는 더 낮은 신호가 관찰되었다.
     ※리포좀 : 세포처럼 인지질 이중막으로 이루어진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형의 나노입자를 말하며 내부 및 이중막에 약물을 담아 운반할 수 있기에 약물전달체로 제약 및 화장품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 하지만 종양에서는 esterase 효소의 활성이 낮아 방사성추적자가 대사 분해 없이 오랜 시간 동안 높은 신호를 유지하였고, 리포좀 기반 영상 조영제 주사 24시간 후에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서 2 mm 크기의 매우 작은 췌장암을 선명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 새로운 영상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주변 장기에 종양보다 훨씬 많은 나노입자가 축적되었던 기존 나노입자 기반 조영제들의 피할 수 없었던 딜레마(nanoparticle dilemma)를 해결할 수 있었다.

3. 기대효과
 ○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 이하로 조기진단에 따른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인 현재의 상황에서 매우 작은 크기의 췌장암까지 진단이 가능한 영상조영제 개발은 췌장암 조기진단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 현재 종양 진단 핵의학 영상 조영제는 [18F]FDG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췌장암의 경우 진단 민감도(sensitivity)와 선택도(selectivity)가 낮아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특히 췌장암 환자의 경우 당뇨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포도당 대사 기반의 조영제인 [18F]FDG의 활용은 더욱 제한적이다.
 ○ 시장조사업체인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췌장암 치료 및 진단 관련 시장은 2015년 17억 3000만 달러(약 2조 원)에서 연평균 13% 성장해 2020년 31억 8700만 달러(약 3조 7천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었다.
 ○ 이런 상황에서 췌장암만을 특이적으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조영제의 성공적인 개발은 높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현재 개발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리포좀 표면에 특정 종양 표적 물질을 도입하면 췌장암 이외의 다른 종양도 선택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맞춤형 조영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림1) 종양만을 특이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영상조영제 개발 및 영상전략
간에서는 에스터가수분해효소(esterase)의 활성이 높으나 종양에서는 효소의 활성이 낮은 특성을 활용하여 간에서는 빠르게 대사되어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되나 종양에서는 대사되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러 종양만을 특이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리포좀 기반의 영상조영제와 새로운 영상전략을 개발함.

 

(그림2)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서의 영상조영제를 활용한 췌장암 진단 영상 결과
리포좀 기반 영상조영제를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 주사하였을 때 타 장기들에서는 빠르게 대사가 이루어졌지만 동소이식 췌장암에서는 느리게 대사되어 24시간 후에는 췌장암에서만 높은 신호가 관찰되며 PET/CT 영상과 체렌코브 발광영상에서 뚜렷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함. 기존 방사성의약품인 [18F]FDG를 이용한 영상에서는 췌장암이 잘 관찰되지 않고 있음.

 

(그림3)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서의 영상조영제를 활용한 췌장암 진단 영상 결과
리포좀 기반 영상조영제를 동소이식 췌장암 모델에 주사하고 24시간 뒤 췌장암 이외의 주변 장기의 간섭 신호 없이 췌장암만 선명하게 PET/CT로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줌.

 

연구 이야기

<작성 : 경북대 이웅희 박사, 경북대 유정수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췌장암은 다른 암 종에 비해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암이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유명인도 치료할 수 없었던 매우 치명적인 암입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고 췌장이 복부 깊숙이 타 장기들과 함께 위치해 조기진단이 힘들기에 타 종양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습니다. 췌장암 조기진단을 위한 새로운 영상조영제 개발연구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과 이를 이용한 진단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만, 기존 영상전략으로 명확히 췌장암을 진단할 수 없기에 췌장암 조기진단을 위해서 새로운 영상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나노입자 기반의 조영제는 일반적으로 종양보다는 간과 비장과 같은 단핵식세포계 장기에 훨씬 높은 섭취를 보여주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커다란 장기에 둘러싸인 췌장에 생긴 작은 암을 선명하게 진단하기 위해서 기존 영상법을 사용할 수 없기에 새로운 영상전략이 필요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장기별 효소의 활성이 다른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영상전략을 고안하였고 효소에 특이적으로 분해되는 구조를 지닌 영상조영제를 개발하여 간과 비장에 대한 신호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췌장암에서만 특출나게 신호를 높여 기존 나노입자 기반 조영제들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18F]FDG 조영제를 이용한 핵의학 영상으로 췌장암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췌장암에 대한 민감도와 선택성이 낮아 췌장암 진단이 효과적이지 않기에 그에 대한 대체재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된 영상전략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리포좀 표면의 종양 표적물질만 선별적으로 도입한다면 췌장암 이외의 다른 난치성 종양의 조기진단 조영제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임상의, 방사화학자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임상, 임상 연구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단기적으로 췌장암 환자의 암 조직을 이용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췌장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통해 난치병으로 여겨지는 췌장암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데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의학약학 경북대학교 (2021-08-23)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3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