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조용한 암살자’ 비만 천연물 이용해 치료

산포로 2008. 4. 8. 10:55

‘조용한 암살자’ 비만 천연물 이용해 치료

   
천연물 비만치료제 특허출원 활발 … 조만간 신약 기대
 
이른 나이에 비만이 된 아빠의 아이들에서 간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4월 4일 미위장관학저널에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른 나이에 비만이 된 아빠의 아이들의 혈중 'ALT(alanine aminotransferase)'라는 간수치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조기 발병 아빠의 비만이 아이들의 체중과 무관하게 아이들에게서 간수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결과 비만이 혈중 ALT 수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으나 이 같은 간수치 증가는 주로 비만과 연관된 비알콜성지방간질환에 의해 유발됐다.

 

이처럼 인간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주는 것도 모자라 결국 서서히 파멸에 이르게 하는 21세기 질병, 비만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2005년 4억 명인 세계 비만 인구가 2015년에는 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1996년 이미 질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 비만 인구 점점 증가=비만은 당뇨병, 순환기계 질환, 암 등 각종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위험요소다. 국민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초래해 국가 경쟁력에 타격을 주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천국인 미국의 경우 성인 65%가 과체중으로 분류되고, 비만에 속한 인구만도 50%에 달하고 있다. 비교적 뚱보 문제가 덜한 유럽은 그 수치보다는 낮은 20%에 머물지만 영국은 30%에 육박한다. 아직 우리나라 성인의 비만 인구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변화된 식습관과 삶의 양태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비만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인의 비만특성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비만인구는 1992년 8.1%에 불과했으나 2000년 32.3%로 4배나 증가했다. 30대 비만인구도 같은 기간 18.8%에서 35.1%로, 40대는 25.2%→37.8%, 50세 이상은 26.1%→36.6%로 증가했다.

 

이처럼 비만 인구의 증가세는 쉽사리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먹을거리의 부족과 다량의 노동, 그리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과거와는 달리 편리해진 생활과 물질적 풍요가 인간을 자꾸 비만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만은 문명과 문화가 발전하면서 만들어낸 산물이다.

 

비만퇴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와 더불어 국내외 제약업체들의 비만치료제 개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2010년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달러, 우리나라도 올해 약 7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만치료제는 비만의 원인인 지방의 소화·흡수를 억제하는 Orlistat 제제와 식욕을 억제해 음식물 섭취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Sibutramine 제제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비만 치료 기전이 밝혀지면서 다양한 활성물질이 개발되고 있다.

 

◆천연물,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독성부작용 적어=지금까지 외국에서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대부분은 화학적으로 제조된 의약품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천연물로부터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천연물 의약은 합성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 및 독성이 적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의약 관련 전통지식이 다양하게 축적되어 있으므로, 외국에 비해 천연물로부터 비만치료제의 개발에 유리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1998년~2007년) 천연물 비만치료제 관련 특허출원은 총 178건, 2000년에 5건에 불과하던 출원건수가 2007년에는 3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비만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더불어 정부의 천연물 R&D 지원정책 및 천연물 관련 바이오벤처기업의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천연물 소재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식물 추출물에 관한 출원이 전체 출원의 92%로서 광물(2%) 및 동물, 미생물 추출물(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만치료제의 작용기전별 출원은 지방 등의 소화흡수 저해제(24%), 지방세포분화 저해제(12%), 호르몬 조절제(10%), 열대사 촉진제(4%), 식욕 억제제(3%), 지방산 생성 억제제(2%), 혈관신생 억제제(2%) 등 순이다.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규명되고 있는 다양한 비만 발생 기전을 활용해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비만 인구의 증가와 함께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외국 기업이 비만치료제 신약개발에 주도권을 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풍부한 천연물 관련 전통지식 및 우수한 연구 인프라 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허청 강춘원 약품화학심사과장은 “앞으로 천연물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연구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비만치료제 관련 천연물 신약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권영일 기자 | sirius001@paran.com  저작권자 2008.04.07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24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