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식단’ 비알콜성 간질환 위험 예방 가능해
강북삼성병원 “케톤체, 간 지방 연소 활성화와 염증 감소 도움”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늘리는 ‘저탄고지’ 식단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이 건강한 성인의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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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류승호 교수와 장유수 교수, 김예진 연구원으로 구성된 코호트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지방간 및 간 섬유화 소견이 관찰되지 않은 비당뇨 성인 15만3,076명을 대상으로 4.1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요케톤이 검출된 사람에서 미검출 군 대비 간 섬유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케톤은 지방이 분해될 때 간에서 생성되는 지방 대사의 부산물로, 체내 탄수화물이 고갈된 경우와 공복 시에 생성되며 탄수화물의 섭취를 장기간 제한하거나 장시간의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에 수치가 증가한다.
제1형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케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경우 여러 문제를 동반할 수 있지만 건강한 성인의 케톤 수치 상승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대사적으로 유리한 상태를 반영한다.
최근 유행하는 저탄고지 식단을 지키는 ‘케토제닉(Ketogenic)’ 식이요법이 지방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케톤 수치 증가와 비알콜성 간질환 발생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비알콜성 간질환과 케톤 수치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자 요케톤 수치를 ‘없음’, ‘100~500 mg/L’, ‘500 mg/L 이상’ 등 3개의 범주로 분류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케톤 수치가 높아질수록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 비만과 같은 요인을 배제한 이후에도 케톤뇨와의 연관성이 동일하게 관찰돼 케톤체 자체가 지방간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류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건강한 성인에서 케톤뇨가 지방간 감소와 유의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혈중 케톤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 및 식이법이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다만 케톤 유발 식이요법의 장기적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이요법을 시행할 경우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도록 하고, 특정 영양소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혹은 과잉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높은 혈중 케톤 자체가 지방간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건강한 성인의 케톤 수치가 증가할 경우 간의 지방 연소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케톤체가 황산화 물질을 증가시키고 간 내 염증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간 섬유화 진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저널에 게재됐다.
청년의사 (docdocdoc.co.kr) 김주연 기자 입력 2021.12.28 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