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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이 독창적으로 해석한 논어

산포로 2009. 1. 14. 08:39

‘도올’이 독창적으로 해석한 논어
‘논어 한글 역주’ 완간… 사진 등 자료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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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논어’를 한글로 번역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담은 ‘논어 한글 역주’(전 3권·통나무)를 최근 펴냈다. 평소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번역의 범례를 세우겠다고 했던 자신의 약속을 일단 실천한 셈이 됐다.

도올은 서문에서 “한 갑자를 돌고 난 내 인생을 회고해 보면서, 나는 갑자기 나의 학문세계의 초라한 모습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서삼경을 포함한 중국 고경 13경 전체를 번역하고 주석하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전번역 작업을 계속 진행, 올해 안에 ‘대학’ ‘중용’ 등에 대한 역주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도올은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논어’의 문명사적 위치를 설명한다. 그는 세계 4대 문명이 범 아시아에서 촉발됐고, 서양문명은 그 주변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도올은 또 공자의 생애에 대해 상세히 서술했다.

본문의 해설 또한 상식을 벗어난 도올만의 독창적인 시각이 엿보인다. 이를테면 맨 앞 단원인 학이(學而)편 도입부터 도올은 일반적 해석과는 달리 접근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일반적으로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란 뜻으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도올은 이에 대해 “배워서 예습, 복습 잘하니 기쁘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위대한가?”라고 말하면서 “여기서 습(習·익힌다)은 실천의 세계를 의미한다. 실천은 반드시 때(時)를 갖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때때로(Occasionally)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가 아니라 “배워 때에 맞추어(timely)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란 뜻이란 것. 이를테면 학문에 대한 실천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도올만의 독창적인 해석은 책 면면에 자리잡고 있다.

책에 수록된 풍부한 사진자료와 정보는 읽는 이로 하여금 2500년의 시공을 초월하여 공자를 오늘날의 생생한 체험 속으로 들어오게 만든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1-13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0113010323300650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