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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직장인’ 지금 필요한 건… 中庸

산포로 2009. 2. 24. 10:18

‘난세의 직장인’ 지금 필요한 건… 中庸
6가지 분야로 풀어본 ‘중용의 현대적 재해석’
“성공하는 기업인에게는 다섯 가지 마인드가 필요하다. 지혜, 열정, 끈기, 이재(理材), 인심(人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마인드의 정수에 ‘중용(中庸)’이 있다.” 아시아 최고의 갑부로 손꼽히는 홍콩재벌 리카싱(李嘉誠)의 말이다. ‘중용의 도(道)’는 재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최고경영자(CEO)부터 일반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처세의 근본에 중용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오늘날처럼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닥칠 때 중용의 도는 더욱 빛을 발한다. ‘난세에 살아남는 비법’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2500여년 전 춘추전국시대는 중국사상 최악의 난세였다. 거대한 대륙은 수십 개의 나라로 갈라지고, 살아남기 위한 권력자들의 처절한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기는 공자, 노자, 장자, 한비자 등 지금까지도 빛을 발하는 동양철학의 대가들이 무수히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중용의 덕을 강조했다. 이같은 중용사상을 오늘날의 흐름에 맞게 해석한 ‘지키는 기술 중용’(웅진지식하우스)이 최근 출간됐다. 저자인 수이청빙(水成氷)은 수신·이타·관계·소통·경쟁·협상 등 여섯 가지 분야에서 중용을 실제적으로 풀고 있다. 저자의 해석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용의 도를 터득해보자.


세상을 얻으려면 자기에게 철저하라

‘성실함이란 만물의 처음이요 끝이니, 성실하지 않으면 만물이 존재하지 않는다(중용 25장).’ 성실성이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원만하게 처리하고, 사람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준다.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참된 정성’은 자신을 완벽하게 하는 기초이자 인간관계의 시작이요, 끝이다. 먼저 자신이 완벽해져야만 ‘참된 정성’을 실현할 수 있다. 아울러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자신을 단속하고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기본 원칙은 지키되 상황과 때에 따라 성실함도 바꿔 적용해야 한다. 원칙 없이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진심으로 얻은 신뢰보다 강한 것은 없다
‘친구에게 바라는 바를 먼저 베풀지 못하고 떳떳한 덕을 행하고 떳떳한 말을 삼가는 데 부족한 바가 있으면 감히 힘쓰지 않을 수 없다(중용 13장).’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먼저 친구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고, 친구에게 너무 까다로운 요구를 하거나 친구를 나무라서도 안 된다. 사람은 직·간접적으로 수많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교류할 때 어느 한 가지만 부족해도 인간관계가 정상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없다. 공자는 “정(情)에서 시작해 예에서 멈춘다”고 했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타인을 이해한다면 인간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완벽한 관계보다 의미있는 관계를 맺어라
‘공자가 이르기를 “그 사람(성인)을 기다린 뒤에라야 행해진다”라고 했다(중용 27장).’ 개개인의 인격은 사회적으로 큰일을 처리할 때도 드러나지만, 작게는 평소 언행에서도 충분히 드러난다. ‘중용’에서 “군자의 도는 담박하되 싫지 아니하며”, “작은 것이 나타나는 것을 알면 가히 더불어 덕에 들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중용의 도에 부합하는 처세란 큰일에서든 작은 일에서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사귈 때 먼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며, 예의에 맞게 행동한다면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가깝게 지내도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좋은 인연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을 성실하게 대하는 것이다.

상대 받아들이되 자신의 원칙을 잊지 마라
‘가까운 사람을 친하게 할 때는 그 가까운 정을 죽이고, 현인을 현인으로 대할 때는 차별이 없게 하는 데서 예가 생긴다(중용 20장).’ 더불어 사는 이 사회에서 친화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도가 진지하면서도 너무 보수적이지 않은지, 다른 사람을 호의적으로 대하면서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지, 또 적절한 선에서 멈출 줄 알고 언행이 중용의 도에 위배되지 않는지 항상 자신을 살피고 반성해야 한다. 자신이 먼저 친화력을 발휘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친근하게 대하므로 자연히 인간관계가 원만해질 것이다. 적절한 중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경지며, 사람과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다리다.

모두에 득이 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자신에게 베풀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지 말아야 한다(중용 13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망이 있고, 좋은 것을 얻으려는 본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욕망을 도덕의 범위 내에서 억제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적절한 때에 적절하게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자신에게 유리한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용의 도’다. 한마디로, 무슨 일이든 양 극단이 있으므로 양쪽을 아우르고 자신과 상대에게 모두 유리한 결정을 내려야만 인간관계를 조화롭게 이끌어갈 수 있다.

유연하게 대처하되 핵심을 얻어내라
‘다른 사람이 한 가지에 능통하거든 자신은 백 가지에 능통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열 가지에 능통하거든 자신은 천 가지에 능통해야 한다(중용 20장).’ 공자는 빨리 해도 될 때는 빨리 하고, 더디게 해도 될 때는 더디게 했으며, 머무를 만하면 머무르고, 벼슬을 할 만하면 벼슬을 했다. ‘중용’에서는 “군자의 중용은 군자로서 때에 맞게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군자는 외부 환경과 조건에 따라 그때그때 변화하고, 그 언행도 모두 중도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융통성을 발휘하면 충돌을 피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중용의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면 갈등을 해소하고 타인과 조화를 이뤄 인간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2-23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022301032103001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