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리포트] 美 ‘코로나 항체’ 10명중 1명도 안돼…'집단면역' 불가능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관한 해외 첨단 연구 진행 상황과 뉴스를 신속하게 파악해 <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연구 속보>시리즈로 게재, 소개함으로써 과학 보도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민의 과학적 이해를 제고하고자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흔적’인 항체를 보유한 미국인은 10%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용 그대로 해석하면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미국인은 10명 가운데 1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이처럼 낮은 항체 형성율은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대책이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장 투석 환자 2만8500명 대상 분석
미국 스탠포드대 슈치 아난드 교수 연구팀은 미국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2만8500명 환자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코로나19 항체 비율을 연구했다. 이는 미국 전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첫 조사다. 해당 연구는 국제 의학전문지 ‘랜싯’ 25일(현지 시각)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추정치를 지역, 연령, 성별, 인종, 민족 등으로 나눠 분석하기 위해 올 6월 어센드 클리니컬(Ascend Clinical)에서 미국 46개 주 18세 이상 성인 투석 환자의 샘플을 수집했다. (*어센드 클리니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시티에 위치한 상업 임상시험 기관으로, 전국 네트워크에서 샘플을 받고 약 6만5000명의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7월부터 샘플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비율 검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환자의 약 8%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미국 전체 인구를 반영하도록 비율을 조정한 결과, 연구팀은 미국인의 9.3%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실제 발표된 사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26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인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
◇소득 하위 30%가 상위 10%보다 2배 더 감염
코로나19 항체 형성 정도는 미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차이가 발견됐다. 인구 밀도가 높은 북동부 지역, 빈곤 지역, 히스패닉 및 흑인 지역 거주자의 코로나19 항체 형성율이 높았다. 코로나19 항체 형성율이 높다는 것은 이들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미국 내 가장 밀집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낮게 밀집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19 항체를 가질 가능성이 10배 더 높았다. 미국 하위 30% 집단의 저소득자는 상위 10% 이내 집단의 고소득자에 비해 코로나19 항체를 가질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았다.
미국의 투석 환자 중 백인 환자의 3.4%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데 반해, 히스패닉 환자와 흑인 환자는 각각 6.3%, 9.3%에 달했다.
연구팀을 이끈 슈치 아난드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불우한 사람들,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더 높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처해 있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예방 노력을 계속해야 하고 잠재적으로는 해당 지역 사회에 맞게 대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투석 환자는 일반적으로 미국 전체 인구보다 연령대가 높은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 18세에서 44세 사이의 가장 어린 집단의 코로나19 항체 비율이 8.9%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출처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2009-2/fulltext
조선일보 한국과학기자협회 입력 2020.09.28 10:59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0/09/28/CFMIZGGLUNC5VMTTXYL75GX2M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