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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수명 한계 아직 '최대' 아냐...1950년대 이후 출생 평균수명 급증"

산포로 2023. 3. 31. 08:53

"인간 수명 한계 아직 '최대' 아냐...1950년대 이후 출생 평균수명 급증"

미국 조지아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0.5세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이보다 약간 높은 83.5세다. DNA 분석을 통해 확인된 인간의 자연수명 38년을 한참 넘어선 수치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인간의 평균수명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의료 기술이나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연장이 가능한 자연수명이 최대치에 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매카시 미국 조지아대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수명이 아직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고 평균 사망연령이 더 높아져 최장수 기록도 경신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보건의료 체계가 발달한 현대사회에 접어든 이후 일정한 경향성을 유지했던 연령별 사망률이 1950년대 이후 출생자에게서 급격히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5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이전 출생자들과 달리 노년기에 접어든 뒤에도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평균 사망연령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1900~1950년 출생한 19개국 성인의 연령대별 사망률을 분석했다. '곰퍼츠 법칙'에 따라 연령별 사망률이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지 확인했다. 곰퍼츠 법칙에 따르면 성장기가 끝난 인간이 나이를 먹을 때마다 사망할 확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특히 50세가 지난 이후 사망률은 더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앞선 통계에 따르면 연령대별 사망률은 100세까지는 곰퍼츠 법칙에 따라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가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100세 이후로 생존하는 사례는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곰퍼츠 규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라며 “산업화가 이뤄진 1900년대 이후 인간의 연령별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곰퍼츠 규칙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출생자에게선 곰퍼츠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양상이 관찰됐다. 50세가 지나도 사망률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사망률 추세를 바탕으로 1950년대 출생자의 평균 기대수명을 예상했다. 그 결과 분석 대상이 된 19개국 모두 평균 기대수명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도출됐다.

 

분석 대상 중 유일한 아시아 국가인 일본의 경우 1950년대에 태어난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115세로 예측됐다. 여성은 120세로 전망됐다. 최고령 사망자는 남성 130세, 여성 135세 수준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뤄진 통계적 분석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출생한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예상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동시에 기존에 기록된 인간수명의 최대 한계치도 새롭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3.03.30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