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굳어지는 심증: 화이자백신의 드문 알레르기 반응은 나노입자 때문인 듯 (II)
[바이오토픽] 굳어지는 심증: 화이자백신의 드문 알레르기 반응은 나노입자 때문인 듯 (I)(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788&SOURCE=6)
메커니즘을 둘러싼 논란
(1) 세베니에 따르면, PEG와 관련된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메커니즘이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고전적 알레르기 반응을 초래하는 이뮤노글로불린 E(IgE: immunoglobulin E)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아니라 "아나필락시스 유사반응"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 그 대신, PEG는 다른 두 가지 항체(IgM과 IgG)를 촉발한다. 이 두 가지 항체는 인체의 선천성 면역계인 보체계(complement system)와 관련되어 있는데, 세베니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이 개발한 돼지 모델을 이용하여 보체계를 연구해 왔다.
1999년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Walter Reed Army Institute of Research)에서 일하던 세베니는 새로운 약물유도반응(drug-induced reaction)을 발견하여(참고 1), 보체활성화관련 위알레르기(CARPA: complement activation-related pseudoallergy)라고 명명했다. CARPA란 종종 PEG화되는 나노입자기반 의약품(nanoparticle-based medicine)에 대한 비특이적 면역반응(nonspecific immune response)을 말하는데, 나노입자기반 의약품은 면역계에 의해 바이러스로 오인된다.
'PEG화된 의약품 중 일부—여기에는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독실(Doxil; 참고 2)도 포함된다—가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심각한 아나필락시스 유사반응(anaphylactoid reaction)의 주범은 CARPA이다'라는 게 세베니의 지론이다. 듀크 대학교의 외과의사인 브루스 설렌저는 PEG화된 RNA를 포함한 실험용 항응고제에서 그와 비슷한 이슈를 경험했다(참고 3). 그는 2014년 수행한 임상 3상에서, 그 약물을 투여받은 1,600명의 참가자 중 0.6%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하고 한 명이 사망한 후 임상시험을 중단해야 했다(참고 4). "우리는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하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킨 참가자들이 모두 고수준의 '항 PEG IgG'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유해반응을 일으키지 않은 참가자 중 일부도 고수준의 '항 PEG IgG'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 항체를 보유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그는 말했다.
(2) 그러나 NIAID 모임에서, 많은 참가자들은 "PEG화된 나노입자가 CARPA 이외의 메커니즘을 통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스와 (FDA를 비롯한 기관의) 과학자들은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서(참고 5), "PEG화된 의약품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경험한 환자들은 PEG에 대한 IgE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는 IgG와 IgM 말고 IgE가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3) 한편, 다른 과학자들은 PEG의 개입을 전혀 납득하지 않는다. "PEG와 CARPA의 위험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다"고 뉴캐슬 대학교의 모에인 모기미(나노의학 연구자)는 말했다. 그는 더욱 전통적인 메커니즘이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초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신은 국지적인 면역계를 흥분시키기 위해 주입 부위에 보강제를 투여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비교적 많은 국지적 면역세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흥분한다"고 그는 말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mRNA 백신에 포함된 PEG의 양이 대부분의 PEG화된 의약품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그런 의약품들은 종종 정맥으로 주입되는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근육에 주사되기 때문에 PEG에의 노출이 지연되고, (대부분의 항 PEG 항체가 존재하는) 혈액 속에서 PEG의 수준이 훨씬 더 낮아진다고 한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PEG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 2018년 12월 6일 발표된 증권시장 전망에서, 모더나는 "LNP와 관련된 PEG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발표된 논문에서(참고 6), 바이오엔텍의 연구자들은 「치료용 mRNA의 전달을 위한 PEG」의 대안을 제시하며 "나노입자의 PEG화는 활성과 안전성의 면에서도 상당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5) 두 백신의 바탕을 이루는 mRNA를 공동으로 발명한 바이오엔텍의 카탈린 카리코(수석 부사장)에 의하면, 그녀는 세베니와 만나 '백신에 포함된 PEG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다. 둘 다 헝가리 사람인데다, 1980년대에 카리코의 연구실에 있던 세벤지는 그녀에게 리포솜 만드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소량의 지질(lipid)을 근육에 투여할 경우, 위험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라는 점에 동의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PEG의 위험은 매우 낮다는 것이 카리오의 지론이다. "모든 백신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백신의 이점이 위험을 상회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세베니는 카리오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PEG가 장기적으로도 안전하기를 바란다. 그는 두 백신 모두 두 번 접종받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첫 번째 접종에서 촉발된 항 PEG 항체가 두 번째 접종(또는 PEG화된 의약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의 위험을 증가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30분 동안 기다려라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위험을 이해하려면, 면역반응의 '메커니즘'과 '발생 빈도'를 밝혀내야 한다"고 필립스는 말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6건의 사례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지만, 핵심적인 단서는 이미 사라졌을 공산이 크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생물표지자(biomarker)는 혈액 속에 몇 시간 동안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NIAID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미래 사례의 혈액샘플을 즉시 채취하여 생물표지자를 검사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만약 PEG가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주범으로 밝혀진다면, 대처방안은 무엇일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 항 PEG 항체를 검사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 대신, CDC의 지침에서는 "백신의 구성요소에 대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참고 7). 또한 다른 백신이나 주사제에 대해 심각한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백신접종의 위험과 이익을 신중히 비교해야 한다고 CDC는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은, 만일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 백신을 접종받은 직후 그 자리에서 30분 동안 기다려야 한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신속히 일어난다." 필립스는 말했다. "그러므로 조기에 인식하여 신속히 치료받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 한다."
※ 참고문헌
1. https://pubmed.ncbi.nlm.nih.gov/10226097/
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100003/
3. https://www.jacionline.org/article/S0091-6749(15)01667-X/fulltext
4. https://www.jacionline.org/article/S0091-6749(16)30605-4/fulltext
5. https://www.jaci-inpractice.org/article/S2213-2198(20)31231-9/fulltext
6. https://pubs.acs.org/doi/10.1021/acsanm.0c01834
7. https://www.cdc.gov/vaccines/covid-19/info-by-product/clinical-considerations.html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2/suspicions-grow-nanoparticles-pfizer-s-covid-19-vaccine-trigger-rare-allergic-rea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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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12-24)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842 )